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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구 꿀꺽하우스...신생 전통주 양조장 겸한 브루펍
2025.07.04

꿀꺽하우스’ 최승하 대표.
‘빵타스틱 마켓’에 전통주가 포함된 점이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빵과 술은 모두 ‘발효’로 통한다. ‘꿀꺽하우스’는 젊은이 셋이 부산에서 뭉쳐 만든 신생 전통주 양조장을 겸한 브루펍이다. 꿀꺽하우스는 자체 양조한 전통주를 카페 같은 분위기의 매장에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꿀꺽하우스는 젊은 도전 정신과 K-컬처의 인기를 타고 지역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꿀꺽하우스가 빚은 술이 이미 서울의 유명 한식 파인다이닝에 들어가고,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도 수출되었다. 이제는 광안리 매장을 찾는 손님의 평균 40% 정도가 외국인일 정도다.
맛보지 않고 술을 논할 수는 없다. 꿀꺽하우스는 모두 김해의 청년 농부 김연수가 계약 재배한 멥쌀로 술을 빚는다. ‘광안밤’은 광안리 밤바다를 연상하면서 빚은 모히토 같은 탁주다. ‘더덕캐냈네’는 부산을 대표하는 맛집 언양불고기와 어울리는 술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로 탄생했다. 이 술에서는 더덕 요구르트 같은 맛이 난다.
꿀꺽하우스의 최고 스타는 아무래도 ‘방정아 술’로 불리는 ‘욕망의 거친 물결’인 것 같다. 협업 전시 기념으로 만든 100병이 순식간에 소진된 뒤 정규 라인업으로 올라왔다. 드라이하고 산도가 높아 막걸리라기보다 내추럴 와인 느낌이 강하다. ‘내가 낸데’라고 뽐내던 이전의 모든 술 맛을 잠재우는 거친 물결이 순식간에 몰아쳤다.
미국 뉴욕의 전통주 양조장 ‘하나막걸리’와 협업한 새로운 술이 8월에 출시한다는 새 소식도 전해졌다. 최승하 대표는 “과거에 전통주 시장은 협소했지만, 지금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전통주 시장을 다르게 봐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제안한 결과가 곧 나온다”라고 말했다. 부산과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가 섞인 도시 뉴욕이 손잡은 술이 대체 어떤 맛이 날지 많이 궁금하다. 아마도 꿀꺽하우스의 크래프트(수제) 정신이 이 쌉쌀한 맛의 원천 기술인 것 같다. 부산 수영구 광남로 184-1.
글·사진=박종호 기자
※게재일 :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