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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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구 남타이 누들...남천동에서 만나는 태국식 쌀국수
‘남타이 누들’ 김태형 대표.
‘남타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태국의 남쪽 지방을 떠올렸다. 그것보다는 남천동의 태국식 쌀국수 전문점이라는 의미였다. 남천동에는 저렴하면서도 깊은 맛으로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작은 가게 ‘남타이 누들’이 자리 잡고 있다. 부산정보관광고 호텔조리과를 졸업한 20대 청년 김태형 씨가 오너 셰프다. ‘꾸어이띠어우’라고 불리는 태국식 쌀국수는 중국·인도·유럽의 다양한 문화가 섞인 음식이다. 베트남 쌀국수와 비교하면 국물이 진하고, 돼지·소·닭·생선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곳에 와서 쌀국수만 먹기에는 뭔가 섭섭하다면 돼지등뼈를 올려 ‘고기 폭탄’이란 별명을 가진 등뼈 쌀국수가 제격이다. 등뼈를 들고 갈비처럼 뜯다 쌀국수를 먹으면 일석이조 느낌의 의기양양함이 생긴다. 지난 여름철에는 신메뉴 냉쌀국수가 인기였다. 김 셰프는 “쌀국수를 한 번 맛보면 거의 단골이 된다. 등뼈 쌀국수의 반응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고, 인터넷에 우리 집이 '고소한 통새우 볶음밥의 매력'이라고 소개되면서 볶음밥을 찾는 사람도 많다”라고 말한다. 젊은 셰프의 도전과 고민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통뼈 쌀국수.
20일 ‘잔향’이란 주제로 ‘파도’ 네 번째 모임이 열리는 ‘야키토리 해공’을 찾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야키토리와 타코, 쌀국수의 조합은 신기하게도 궁합이 잘맞았다. 야키토리 타코에는 밀로 만든 토르티야 위에 숯불에 구운 닭다리살 꼬치가 올라갔다. 미쉐린 셰프의 야키토리가 토르티야 위에 올려진 타코는 모르긴 해도 세계 최초가 아닐까 싶다. 파도 행사를 이끌어온 소공간의 박기섭 셰프도 이날 참가해 대지 위의 새벽을 표현했다는 ‘토종닭 북채 찜’을 선보였다. 닭 다리로만 알았는데 북채(drumstick)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이날 처음 알았다. 야키토리를 먹다 중간에 태국식 샐러드 쏨땀이 들어가니 개운하게 씻어줘서 좋았다. 부위별 야키토리를 먹다 태국식 쌀국수로 마무리를 하니 비로소 코스가 완성된 느낌이 들었다. 남타이 누들의 김태형 셰프는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음식과 서비스를 살펴보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이로 보면 주방 막내쯤 되는 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조언도 해 주신 선배 셰프님들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파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닭다리 살을 올린 야키토리 타코.

소공간 박기섭 셰프(왼쪽)와 남타이 누들의 김태형 대표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