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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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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챌린지8]금백종주-도전 의지만 있다면 '하루 완등' 가능한 고원 순례길

양산 계석마을~고당봉~백양산~개림초교
'그랜드슬램' 위해 피할 수 없는 28km 코스
완등 뒤 밀려드는 성취감은 '하루 고난' 보상
조망이 좋은 727봉에서 본 낙동강. 사방이 시원하다.
조망이 좋은 727봉에서 본 낙동강. 사방이 시원하다.

금백종주는 경남 양산시 계석마을에서 시작해서 금정산과 백양산에 걸친 13봉 혹은 최대 17봉 오르고 부산시 부산진구 개림초등학교로 하산하는 약 28km의 종주 코스다.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큰 맘 먹어야 시도할 수 있는 대형 종주 코스.

힘들지만 부산의 명산 금정산과 백양산을 한꺼번에 섭렵할 수 있는 코스여서 꾸준히 인기를 얻는다. 등산을 막 시작한 사람에게는 도전 정신을, 베테랑 산꾼에게는 멋진 하루를 선사하는 아름다운 산길. 코스가 너무 좋다 보니 산꾼뿐만 아니라 '트레일 러닝'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잘 알려져 인터넷 후기를 보면 50km가 훌쩍 넘는 왕복 코스를 하루에 끝낸 사람도 있을 정도.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는 금백종주는 금정산 챌린지의 백미라고 불러도 좋다. 한껏 넓어진 낙동강과 양산과 부산 시가지 조망, 산길 곳곳에 기암괴석과 원시림, 그리고 숲의 푸른 기운이 넘실거리는 금백종주 산행길은 부산의 하늘금을 걷을 수 있는 멋진 환상 로드다.

철계단과 장군봉이 눈앞에 보인다.
철계단과 장군봉이 눈앞에 보인다.

지난 시기 금백종주 실패의 경험과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9월 첫째 주 아직도 무더위가 한창인 날씨 속에서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성중종주(지리산 성삼재~중산리 34km)를 해낸 자신감으로 시작했지만 오전 7시에 시작한 산행은 오후 10시 5분이 되어서 마무리되었다. 취재를 병행했다고 하더라도, 과거는 과거일 뿐 산행 체력은 자신할 일이 아니다. 금정산챌린지 도전에 나선 이들이여. 금백종주는 7코스까지 체력과 경험을 키운 후 마지막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고생해 본 이의 충언이다.

등산을 즐기다 보면 몇 가지 버킷리스트가 생긴다. 이른바 장거리 종주산행이다. 백두대간이 그렇다. 부울경 지역과 밀접한 낙동정맥이나 낙남정맥도 지역 산꾼들의 단골 버킷리스트다. 대간과 정맥도 유명하지만, 화대종주(지리산 화엄사~대원사) 45km나 가팔환초(팔공산 가산산성~초례봉) 약 40~45km 구간, 영알환종주(배내고개~천황산~재약산~영축산~신불산~간월산~배내고개)약 34km도 산꾼들에게 인기다. 그런데 시내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도시철도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금백종주는 부울경 시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의 산길이다. 전국의 산악인들은 어서 도전 하시라. 간략한 코스 안내기를 올린다.

장군평전에 억새가 피며 가을을 알린다.
장군평전에 억새가 피며 가을을 알린다.

■ 계석마을에서 고당봉 오르고 북문
양산시 동면 계석마을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계석마을 비 앞에서 인증을 하고 대정그린아파트 옆길로 오르면 된다. 질메쉼터까지 세 갈래 길이 있는데 최근 양산시가 마련한 이정표를 따르면 어긋남이 없다. 이번 답사에서는 마루금을 따를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안내판을 따라 우회로로 오른 팀보다 오히려 늦게 도착했다. 처음부터 능선을 오르내렸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쉬운 길로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질메쉼터에서 다방봉까지는 살짝 된비알이다. 다방봉에서 낙동강과 양산시를 조망하며 보상을 충분히 받는다. 다방봉에서 장군봉(734.5m)까지 3번의 우회 표지판이 있는데 가능하면 우회로로. 저질 체력으로 마루금을 좇다가는 오후에 반드시 후회한다. 장군평전 억새는 눈호강. 마침 가을 야생화도 피기 시작했다. 장군봉에서 갑오봉(720m)은 지척이라 지나칠 이유가 없다.

금백종주 곳곳의 샘터는 생명수다. 사진은 갑오봉 아래 장군샘. 수량이 풍부하고 물맛도 좋다.
금백종주 곳곳의 샘터는 생명수다. 사진은 갑오봉 아래 장군샘. 수량이 풍부하고 물맛도 좋다.
갑오봉에서 고당봉 가는 길에 장군샘 시원한 생수가 반긴다. 반드시 물을 충분히 보충할 것. 이후 고당봉까지는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비경. 기암의 하늘릿지도 장관이다. 철계단을 올라 금정산 고당봉(801.5m)에서 두 번째 인증을 한다. 고당봉에서 북문까지 내리막은 아직 걸을 만하다. 북문 금정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오래 쉰다. 화장실도 쓸 수 있고, 세심정에서 식수도 보충할 수 있다.

북문에서 동문으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

북문에서 동문으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

■ 북문에서 제4망루 지나 만덕고개
북문에서 원효봉으로 오르는 된비알은 휴식의 시샘이다. 원효봉에 올랐을 즈음 뒤를 돌아보면 고당봉이 장쾌하다. 길은 성벽길과 9부 능선 길로 혼재돼 있다. 햇볕이 따가우면 조망을 포기하더라도 9부 능선 길로 걸어야 더위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의상봉과 마루금에서 보는 시가지 조망은 포기해야 한다. 어디로 가더라도 세 번째 인증 포인트인 제4망루를 지나게 돼 있어 걱정할 염려는 없다. 어느 정도 고도를 높였으면 동문까지는 탄탄대로. 트레일 러너들은 이 길에서 뛰어서 시간을 단축한다고 한다. 우리 챌린저들은 뛰지는 말자. 다만 속보로 걷는다면 지난 오르막의 느림을 보상받을 것이다. 제3망루 인근에 샘터가 있다고 하나 음용한다는 사람은 없었다. 이 구간은 4대 성문 종주 구간과 같은 길이라 7코스를 달성했다면, 복습의 길이다.

 

 

동제봉 표지석은 제2망루 인근 바위군 틈 속에 있어 잘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동제봉 표지석은 제2망루 인근 바위군 틈 속에 있어 잘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길은 평탄하고, 더러 맨발로 걷는 사람도 있다. 동문까지 황홀하다. 산성고개에서 북문에 이어 중탈(중간탈출)의 유혹이 한 번 더 생긴다. 가급적 성벽길을 따라 도로로 내려서지 않고 오르자. 산성고개에서 대륙봉까지 또 한 번의 오르막이다. 대륙봉은 반석이 독특하다. 네 번째 인증 포인트인 제2망루까지 살짝 오름길이다. 제2망루나 동제봉 어디에서 인증해도 포인트는 획득할 수 있다.

동제봉 아래 쉼터 덱에서 잠시 쉰다. 이제 만덕고개까지는 내리막, 여러 갈래길이 있지만, 가는 방향으로 무조건 직진이다. 휴정암 이정표를 보고 가다가 휴정암 갈림길에서 직진, 그리고 철학로를 만나면 이제는 철학로로. 그리고 곧장 직진. 오리마을로 빠지지 말고 직진. 그래야 만덕고개에 쉽게 도착한다.

■ 만덕고개에서 백양산 지나 개림초교
6코스인 쇠미산 금정봉 코스를 다녀왔다면 길이 헷갈릴 염려는 없다. 만덕고개~산어귀전망대~구민의숲 코스는 일반적인 마루금 코스다. 하지만 체력도 비축할 겸 만덕고개~금병약수터~구민의숲 코스를 추천한다. 산어귀전망대 조망도 좋지만, 금병약수터 물맛이 더 좋을 수 있다. 약수터에서 마지막 물을 보충한 뒤 쇠미산생태학습장을 지나며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구민의 숲을 지나 임도같은 숲길을 걸으면 만남의 광장이다. 부산 북구문화원은 여기가 불태령이라고 안내판을 세웠다. 높이 솟은 봉우리가 '령'일리 없다는 주장에 수긍한다. 이제 만남의 광장이다. 여기에서 체력을 가늠해 봐야 한다. 어린이대공원 하산로가 유혹하기 때문. 이곳 인근 암석원에도 대중화장실이 있다. 이제 매봉이를 오를 시간. 마지막 체력을 아끼지 말자.

백양산 만남의 광장. 마지막 휴식을 하며 체력을 모은다.

백양산 만남의 광장. 마지막 휴식을 하며 체력을 모은다.

매봉이(598m)는 마지막 고비, 불태령(불웅령 615m)에서 진행 방향을 좌로 확 바꾼다. 계단을 내려서면 중봉까지 키높이 갈대숲을 지나야 한다. 백양산(642m)은 넓은 광장과 덱이 있어 쉬기에 좋다. 여기서 애진봉까지는 지척. 애진봉은 임도와 연결돼 관리가 쉬운 때문인지 화장실도 있다.애진봉과 백양산은 챌린지 3코스와 4코스를 올랐다면 익숙한 곳. 애진봉에서 남쪽 유두봉(589.1m)을 향해 내려선다. 삼각봉을 지나 150m 정도 더 내려가면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한효아파트 방면으로 가야 한다. 이어 나타나는 갓봉에서 개림초등학교 이정표를 따르면 무난하다. 마지막 포장임도를 내려서면 바로 종점인 개림초등학교가 나온다.

매봉이에 오르니 벌써 어둠이 내리고 도시가 불빛으로 밝아졌다. 하루가 무척 길다.

매봉이에 오르니 벌써 어둠이 내리고 도시가 불빛으로 밝아졌다. 하루가 무척 길다. 

■ 산행 정보
△샘터=갑오봉 아래 장군샘 / 북문 부근 세심정 / 남문마을(가게) / 쇠미산 금병약수터

△화장실=북문 금정산등산문화탐방지원센터 / 쇠미산생태학습원 / 만남의숲 / 애진봉

△준비물=식수 2L 이상, 식사 두끼분, 간식 다수, 헤드랜턴 필수, 스틱 등 기타 등산장비


글·사진= 이재희 기자 jaehee@
※게재일: 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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