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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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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챌린지6]쇠미산-금강공원 구경하다 숲길 즐기면 어느새 산마루에

금강공원서 금정봉 향하는 장거리 코스
경사 완만하고 그늘져 누구나 완등 가능
구민의 숲·덕석바위...소소한 볼거리 많아
금강공원에서 쇠미산으로 가는 챌린지 6번 코스는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해 등산 난도가 높지 않다.
금강공원에서 쇠미산으로 가는 챌린지 6번 코스는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해 등산 난도가 높지 않다.

산행을 싫어하는 이들은 “어차피 내려올 거 왜 올라가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꼭 경사진 길을 걸으며 힘겹게 봉우리에 올라야만 되는 건 아니다. 비교적 평평한 길로 산책하듯 걷는 것도 산 오르는 묘미라 할 수 있다.

동래구 금강공원에서 출발해 쇠미산(금정봉·399m)까지 가는 금정산 챌린지 6번 코스는 이런 재미를 풍부하게 선사한다. 그늘이 많고 경사가 대체로 완만한 편이라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다만 왕복으로 6시간가량 소요되니 기초적인 체력을 요한다.

금강공원 입구. 금강공원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강공원 입구. 금강공원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행에 앞서 출발점인 금강공원을 둘러보자. 공원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5년 일본인 히가시바라가 만든 개인 정원 ‘동래금강원’이 시초다. 이후 ‘금강원’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에게 개방됐다가 광복 뒤 현재 ‘금강공원’으로 개칭했다. 국가지정 공원(1965년)이자 부산광역시 문화재(1972년·기념물 제26호)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늘 진 길이 많은 챌린지 6번 코스.

그늘 진 길이 많은 챌린지 6번 코스.

 

공원 구경을 마무리하고 등산로를 걷는다. 금강공원사무소에서 금정산 남문마을로 향하는 금정산 제12등산로는 분기점이 많지 않아 헷갈리지 않는다. 2km를 50분 정도 내리 걷고 나면 남문마을 근처의 분기점에 도착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금정산성 남문과 상계봉 방면이다. 쇠미산으로 가려면 만덕고개 쪽으로 가야 한다. 여유가 된다면 파전, 손두부, 오리고기를 파는 남문마을 식당에서 요기를 해도 된다. 

 

남문마을에는 손두부와 파전 등을 파는 식당이 여러 곳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출발해도 좋다.

남문마을에는 손두부와 파전 등을 파는 식당이 여러 곳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출발해도 좋다.

 

만덕고개로 향하는 1.6km 코스는 20여 분 걸린다. 이정표가 보일 때마다 철학로 방면으로 가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날씨가 무덥지만 그늘 진 편백 숲 길이라 타는 듯한 햇빛을 피할 수 있다. 넓고 쾌적한 길을 따라 털레털레 걸으면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길가에 핀 야생화에 눈도 즐겁다.

열심히 걷다 보면 만덕고개 부근에서 세 갈래길이 나온다. 쇠미산으로 가려면 만덕터널 방면인 가운데 길로 가야 한다. 이내 갈맷길 7-1 코스에 진입한다. 쇠미산 전망대로 향하는 왼편은 가파른 계단 길이다. 취재팀은 좀 더 완만한 쇠미산 우회 등산로를 택했다. 

 

무더운 여름 산행에 빽빽한 숲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축복이다.
무더운 여름 산행에 빽빽한 숲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축복이다.
이정표가 보일 때마다 만덕고개 방면으로 향한다.
이정표가 보일 때마다 만덕고개 방면으로 향한다.
갈맷길 7-1 코스 안내판. 안내판 왼편으로 향하면 계단길이고, 오른편의 우회 등산로는 흙길이다.

갈맷길 7-1 코스 안내판. 안내판 왼편으로 향하면 계단길이고, 오른편의 우회 등산로는 흙길이다.

 

구불구불하고 좁은 흙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면 어느덧 소나무 군락지인 구민의 숲에 당도한다. 일대가 평탄한 덕에 벤치에 앉아 산림욕을 즐기며 휴식하기 좋다. 구민의 숲 근처엔 개구리와 도롱뇽이 서식하는 습지도 있어 이른 봄이면 올챙이를 구경할 수 있다.

구민의 숲 가장자리엔 금정산과 어린이대공원을 오가는 길이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어린이대공원을 바라보며 11시 방향으로 걸어가면 쇠미산 정상(금정봉)까지 이어지는 비탈길이 있다. 베틀굴과 덕석바위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왼편에 보이는 것이 덕석바위. 여기서 조금만 더 오르면 금정봉이 나타난다.

왼편에 보이는 것이 덕석바위. 여기서 조금만 더 오르면 금정봉이 나타난다.

 

덕석바위는 금정봉 바로 아래에 있다. ‘덕석’은 추울 때 소의 등을 덮어 주던 멍석이다. 이 바위엔 소년 장수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덕석바위 밑에서 태어난 소년 장수는 임진왜란 때 백마를 타고 덕석바위에서 장산으로 가던 중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바위 위 구멍은 소년 장수의 발과 백마의 발굽 자국이란다.

덕석바위 왼쪽 틈으로 살짝 내려서면 바위 아래에 뻥 뚫린 길이 25m짜리 자연 동굴이 있다. 임진왜란 때 피란 온 마을 여인들이 남편에게 줄 군포를 짰다는 ‘베틀굴’이다. 굴 속 왼편에 햇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남편을 기다리던 아낙들이 바깥을 염탐하기 위해 비녀로 뚫은 것이라고 한다. 굴의 또 다른 별명이 ‘비녀굴’인 이유다. 

 

금정봉에 도착하면 ‘쇠미산’이라 적힌 표지석이 있다. 해발 399m에 걸맞은(?) 앙증 맞은 크기이다. 여름에는 주변이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도심 풍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쇠미산 표지석. 해발 399m에 걸맞은(?) 앙증 맞은 크기이다. 여름에는 주변이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도심 풍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베틀굴에서 쇠미산 꼭대기 금정봉까지는 일사천리로 이어진다. 정상 직전에 있는 오르막만 지나면 된다. 이곳 전망은 평소엔 좋다고 알려졌는데, 여름엔 울창한 숲 때문에 시내 풍경이 잘 보이진 않았다. ‘쇠미산’이라 적힌 표지석을 인증 사진으로 남기면 3시간에 걸친 편도 코스가 마무리된다. 체력이 남는다면 원점 회귀도 좋고, 그렇지 않다면 어린이대공원 방면으로 하산하면 된다.

 

 


조경건 기자(pressjkk@busan.com)
※ 게재일: 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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