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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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 해수욕장…석양 아래 ‘삶의 쉼표’ 찍어 보세요
2025.06.27
다대포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고운 모래, 완만한 수심 등으로 가족과 연인이 찾기 좋은 해수욕장인 데다, 때론 해양 레저의 명소, 영화관, 미술관 등으로 변모하는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관광 명소다. 사진은 최근 연안 정비 사업이 마무리된 다대포해수욕장 동측 해안. 사하구 제공
부산 여름의 화려함을 뽐내는 해운대, 광안리 반대편에는 낙동강이 옮긴 고운 모래가 오랜 시간 쌓여 형성된 천혜의 해수욕장 다대포가 있다. 올해 30년 만에 개장하는 동측 해안부터 영화관, 미술관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할 예정인 다대포해수욕장은 도심 속 쉼표가 되는 바캉스 장소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당신의 여름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다대포의 매력을 하나씩 살펴보자.
■ 30년 만에 돌아온 동측 해안
부산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다대포해수욕장은 올해 큰 변화를 맞이한다. 과거 침식으로 사라졌던 동측 해안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연안 정비 사업 통해 다음 달부터 시민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동측 해안은 폭 50m, 길이 500m의 넓은 백사장을 자랑한다. 그중 150m 구간이 물놀이 구역으로 개방된다. 남녀 각각 최대 14명까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샤워장과 탈의실은 물론 파라솔 대여소도 갖췄다. 부드러운 모래, 성인 남성 기준 허리 깊이 수준의 완만한 수심 등 다대포해수욕장은 가족 단위 피서객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동측 해안을 찾은 김종숙(56·사하구) 씨는 “30년 전 동측 해변이 사라지고 난 뒤 마음 한편에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는데, 가족과 함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해변을 다시 찾을 수 있어 너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지난해 열린 ‘제2회 다대포 선셋 영화축제’. 사하구청 제공
■ 일상 속 쉼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공간
낙조전망대 등이 있는 다대포 몰운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일몰 명소다. 해 질 무렵 낙조가 그려내는 붉은 하늘의 절경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안을 얻었다는 시민들이 많다.
고우니 생태길은 어떠한가. 나무 덱이 깔린 갈대숲 자연탐방로를 걷다 보면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곳 생태체험학습장은 게와 조개, 오리와 갈매기 등 다양한 해양 생물과 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의 체험학습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이렇듯 다대포는 치유의 공간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2024년 부산 웰니스 관광지로 공식 선정되기도 한 다대포에서는 사일런트 어싱, 노르딕워킹, 요가, 아로마테라피 등을 즐길 수 있는 ‘놀핏’ 힐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일요일마다 해변공원과 다대포해수욕장 일원에서 진행된다.
특히 맨발걷기 열풍에 맞춰 다대포 인근 열림공원에는 황톳길이 조성되기도 했다. 폭 3m, 길이 41m 규모의 맨발 황톳길은 수목 그늘에 있어 여름철에도 쾌적한 이용이 가능하다.
당신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 여름 레포츠 이야기도 빠지면 섭섭하다. 완만한 수심과 넓은 백사장 덕분에 다대포해수욕장은 물놀이에 최적이다. 이에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이달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SUP(스탠드업패들보드), 카이트윙 등 다양한 해양 레저를 경험할 수 있다.
지난해 가족과 함께 다대포해수욕장을 찾았던 박성우(40·부산 강서구) 씨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이렇게 쉽게 해양레포츠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놀랍다”며 “서부산권 바다에서 SUP보드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대포해수욕장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원하는 2030세대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후회 없는 여름 여행지인 셈이다.
■ 해수욕장? 영화관, 미술관!
올해 다대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오는 9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다대포 해변 전역과 동측 해안에서 ‘2025 바다미술제’가 열린다. 국내외 작가들의 설치 미술과 행위 예술,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 등 30점 내외의 작품이 해수욕장을 무대로 전시된다.
노을이 질 무렵 절경을 뽐내는 다대포는 영화관으로 한 번 더 모습을 바꾼다. 오는 8월 8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 ‘제3회 다대포 선셋 영화축제’를 통해서다. 지난해 1만 8000여 명이 다녀가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영화축제는 올해는 더욱 풍성한 행사로 돌아온다.
다대포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는 오프닝 공연이 열리고, 개·폐막작과 초청작이 상영될 예정이다. 부산 지역 대학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청년들이 만든 영화도 공개된다. 깊어진 노을을 배경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다대포는 기대 이상의 추억을 선물한다.
지난해 다대포에서 영화제를 처음 접한 강봉근(38·사하구) 씨는 “해 질 무렵 파도 소리와 함께 영화를 본다는 게 얼마나 특별한지 몰랐다. 올해도 또 열린다고 하니 꼭 다시 보러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연한 밤이 되면 해수욕장에는 음악이 흐른다. 오는 9월 다대포해수욕장 일원 잔디광장에서 ‘별바다 부산 나이트 뮤직 캠크닉’이 열릴 예정이다. 광장에 마련된 돗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맥주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완벽한 피서지다. 체험부스, 포토존 등은 2030세대부터 가족 단위 여행객까지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저녁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세계 최대 규모 ‘꿈의 낙조분수’
다대포의 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다. 분수 바닥 면적 2538㎡, 최대 물높이 55m 등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돼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연 시간인 오후 8시가 가까워지면 분수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가요, 팝송,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이 흐르고 사방에서 형형색색의 조명과 함께 물줄기가 춤을 추는 모습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여름밤 무더위를 식혀주는 분수는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다. 특별한 사연이나 프러포즈 등의 메시지를 미리 신청하면 공연 전 내용을 소개해 준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어린아이들도 분수 주위에 뛰어노는 것을 좋아해 가족 단위 여행객이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라며 “다대포의 대표적인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아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낮에는 레포츠와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고, 저녁에는 영화, 음악, 분수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다대포다. 부산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곳,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복합 문화 해양 공간인 다대포로 올여름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준현 기자
※게재일: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