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온나

M E N U

부울경 산

부울경 산

백양산 낙타봉~삼각봉 코스 ... 탁트인 조망… 가슴까지 시원한 '부산의 심장'

2025.04.23

[산&산] <127> 백양산 낙타봉~삼각봉 코스

탁트인 조망… 가슴까지 시원한 '부산의 심장'

 

 

 

추석 명절 차례를 지내느라 먼 산행 길을 가기 힘든 상황이라면, 그리고 외지에서 온 친지들에게 부산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면 연휴기간 백양산(642m) 산행을 시도해 보자. 백양산은 부산시민이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어 친숙하지만 단순한 '동네 산'은 절대 아니다. 백양산 정상에 올라 좌우로 펼쳐진 부산 시내를 한번 둘러본다면 이곳이 정말 부산의 보배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면 부산 곳곳을 샅샅이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돼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주 산&산팀은 북구 구포동 삼경장미아파트 옆에서 시작해 주지봉(蛛蜘峰)으로 알려진 낙타봉(575m)을 거쳐 불웅령(616m)과 정상을 밟고 애진봉, 삼각봉(454m)을 통해 신라대로 하산하는 백양산 낙타봉~삼각봉 코스를 다녀왔다. 걷는 시간만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낙타봉 암봉은 지난 주 다녀온 황석산(1190m) 정상의 암봉 못지않은 스릴감을 안겨준다. 삼각봉의 기암괴석 역시 도심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다 금정산, 황령산과 함께 부산의 허파 역할을 하는 푸른 숲을 걸으며 해운대에서 을숙도, 진해, 김해 일원까지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하노라면 부산의 중심에 우뚝 서있다는 쾌감을 맛볼 수 있을 게다.

 

삼경장미아파트 정문을 지나 30여m 오르막길을 오르면 5층 건물의 태호빌라 바로 옆으로 산길과 접하는 계단이 있다. 이곳이 들머리.

 

계단을 오르자마자 북구와 낙동강 건너 강서구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계단을 오른 지 5분이 채 안 돼 솔밭 길로 접어든다. 10여분 만에 낡은 비석이 선 무덤을 지나 곧 또 다른 무덤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이 봉우리에서 내려서면 곧 체육시설이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불웅령으로 바로 오르는 길이 있지만 이곳 푯말에서 '만남의 광장' 방향으로 간다.

 

만남의 광장으로 향하다보면 2~3분 간격으로 세 번의 너덜지대를 만난다. 숲이 가리지 않아 낙동강 조망이 좋다. 신어산, 불모산, 대암산 등 낙남정맥의 흐름도 한눈에 들어온다. 돌탑을 쌓아놓은 세 번째 너덜지대를 지나면 체육시설이 있는 쉼터를 만난다. 이곳에 선 등산로 안내판에 따르면 이곳은 제4쉼터다.

 

이 안내판 뒤로 지능선을 타고 낙타봉으로 향한다. 10여분 만에 등산로 옆 큰 바위를 만난다. 이 바위는 전망바위다. 위로 올라서면 북구와 강서구 일대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이 전망바위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동쪽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해운대 앞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10여분 안에 숲터널과 암릉구간을 지나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누군가 돌탑에 永塔(영탑)이란 이름을 붙여놓았다.

 

봉우리에서 출발해 곧 숲터널을 지나면 암봉인 낙타봉으로 오르는 암릉구간이다. 첫 번째 암봉은 암봉 위에 길이 마땅치 않아 우회하는 편이 낫다. 우회하면 곧 전망대가 나오고 바위를 타고 전진하며 낙타봉의 스릴을 만끽한다. 암봉이 부담스럽다면 우회로를 이용해도 된다.

 

낙타봉에서 내려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곧 전망바위다. 이제 저 멀리로 낙동강 하구와 주변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전망바위서 내려서면 곧 철탑을 만나고 7~8분 만에 불웅령에 오른다. 해운대에서 낙동강 하구 을숙도 건너 바다까지 선명하게 보이고, 부산시내도 조망권에 들어온다.

 

불웅령에서 평원지대를 걸어 15분여 만에 안부를 지나 614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10여분이 소요된다. 정상에는 돌무덤 위에 백양산 정상임을 알리는 작은 입석이 단출하게 서있다. 망원경이 있다면 자신의 집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부산 도심 대부분이 내려다보인다.

 

 

정상에서 하산해 7~8분 거리에 있는 안부는 애진봉(愛鎭峯)이란 이름이 붙여져 있다. 애진봉에서 낙동강 하구 쪽을 바라보고 나아가면 5분여 만에 '유두봉'이란 표지판이 붙어 있는 589봉에 오른다. 낙동강과 바다, 평야가 어우러진 강서, 김해쪽 풍경이 장관이다.

 

589봉에서 내려서면 억새밭과 돌탑이 있는 봉우리, 철탑, 암릉구간을 차례로 지나 25분여 만에 삼각봉에 오른다. 길쭉한 바위들이 세로로 삐죽삐죽 서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아래서 보면 암수 물개가 어울린 모습이라 해서 물개바위란 이름의 괴석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기암괴석들이 하산 길로 줄달음치는 듯한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암릉부를 타고 하산하면 5분여 만에 사상구 주례1동과 주례2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신라대는 주례1동 방향이다. 불웅령부터 이곳까지는 낙동정맥을 타고 온 것. 이제부터는 낙동정맥에서 비켜나게 되는 셈이다. 곧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신라대 방향으로 향하면 체육공원과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를 건너 왼쪽 10여m 거리에서 다시 숲길로 내려서면 삼각산 약수터를 만난다. 이곳에서 골짜기를 오른쪽으로 두고 하산하면 5분여 만에 신라대로 내려설 수 있다.

 

글·사진=서준녕기자 jumpjump@busanilbo.com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