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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구 타코들며 쎄쎄쎄...서민 음식 타코, 부산에서 업그레이드


 

‘타코들며쎄쎄쎄’ 김지현 대표.

‘타코들며쎄쎄쎄’ 김지현 대표.

‘타코들며 쎄쎄쎄’에 처음 간다면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남천동 인디고서원과 붙어 있는 사설 주차장으로 먼저 들어간 뒤 가정집 같은 주택의 2층까지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멕시코로 가장 빠르게 통하는 비밀 통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멕시코의 전통 음식 타코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아 각국에서 다양한 변형이 나타나고 있다.

타코는 간단히 말해 옥수수나 밀로 만든 토르티야에 고기, 채소, 소스 등을 넣어 접어 먹는 음식이다. 모양으로 볼 때 만두는 속을 감싸 완전히 봉합한다면, 타코는 반쯤 싸거나 재료를 그냥 올려놓고 먹는다는 차이가 있다. 타코의 최고 장점은 이처럼 자유롭고 다양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포용성이다.

‘쎄쎄쎄’의 김지현 대표는 ‘시간을 저장하는 사진사’라는 네이버 블로그에 ‘울이삐’라는 애칭으로 지금까지 20년 넘게 꾸준하게 지역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오래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자 취미 삼아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던 직장인에서 자영업자로 변신한 것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메뉴로 찾은 게 타코였다. 팝업스토어 형태로 몇 차례 필드 테스트를 신중하게 거친 결과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엔 맛집 블로거 시절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다. 메뉴 개발부터 홍보까지 혼자서 다 하는 생활도 4년째 되니 모든 게 나아지고 있단다.
 

타코의 최고 장점은 포용성이다.

타코의 최고 장점은 포용성이다.

쎄쎄쎄 타코에서는 고기의 잡내가 나지 않는다는 평이 많다. 사실 타코는 멕시코에서 고급 음식이 아니다. 소의 창자, 혀, 뇌, 눈 등 부위에 따라 타코 이름이 다를 정도로 저렴한 부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길거리 음식이다. 쎄쎄쎄에서는 신선한 고기를 삼겹살처럼 즉석에서 구워서 멕시코 향신료를 뿌려 내니 맛이 다르다. 탄수화물은 적고, 고기와 채소가 많아 2~3개를 먹어도 소화가 잘된다. 전통적인 소, 돼지, 양고기 타코 외에도 통새우와 훈제 연어 같은 독창적인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토르티야에 올려 살사 소스와 사워크림에 버무린 ‘훈제 연어 타코’는 훈제 연어를 먹는 세상에서 가장 간편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포용성에 대한 배려로 나온 메뉴가 ‘비건 타코’다. 고기 빠진 타코는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바꾸면 타코는 원래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라 채식으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직은 비건 타코를 찾는 사람의 80%는 외국인이다. 다양성과 포용성의 열린 세상을 꿈꾸며 타코를 한입 크게 베어 문다.

 

박종호 기자

※게재일 :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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