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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 카페, 노트북 작업 금지 확산 왜? [트래블 tip톡]

2025.03.06

코로나 이후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 급증
커피 한 잔 값으로 하루 종일 자리 독차지
다른 손님에게 조용하라 요구 빈축까지
참다못한 업소, 노트북 사용 제한 반격
와이파이 차단하고 시간당 요금 받기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 이후 노트북컴퓨터 한 대만 들고 카페에 가서 공부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회사에 가지 않고 재택 근무하거나 외국에 나가서 근무하는 디지털 노마드도 카페에 자리를 펼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여러 시간, 때로는 하루 종일 와이파이는 물론 전기도 공짜로 쓸 수 있어 가성비가 탁월한 게 이유다.

한 여성이 체코 프라하 카페에서 노트북을 사용해 일하고 있다. 남태우 기자
한 여성이 체코 프라하 카페에서 노트북을 사용해 일하고 있다. 남태우 기자


디지털 노마드로서는 카페에서 일하는 게 편안하고 경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카페로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커피 한 잔 값만 내고 여러 시간 테이블을 차지하는 바람에 다른 손님을 받을 수 없어 영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규모가 큰 카페라면 사정이 조금 나을 수 있지만 작은 카페일 경우 하루 수입에 지장을 미치는 정도를 넘어 존폐를 좌우할 정도가 된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디지털 노마드에 시달린 나머지 노트북컴퓨터 사용을 금지하는 카페가 증가하는 추세다. 금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간 제한, 시설 축소 등 디지털 노마드를 불편하게 만드는 방안을 강구하는 카페도 늘었다.

스페인은 햇빛이 좋고 물가가 싼 데다가 문화 자산도 풍부한 나라여서 디지털 노마드가 가장 선호하는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산티아고 등 많은 도시에서는 노트북컴퓨터를 펼쳐 놓고 일하는 걸 금지하는 카페가 나날이 증가한다.

스페인만 그런 게 아니다. 프랑스 파리나 독일 베를린, 포르투갈 리스본, 영국 브라이튼에서도 노트북컴퓨터 이용자를 배척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라켈 라네스 씨는 인터넷신문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시켜 놓고 하루에 8시간씩 죽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베를린의 한 카페 주인은 ‘인디펜던트’ 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부 디지털 노마드는 다른 손님이나 카페 측에 불쾌한 행동을 한다. 일하는 데 방해된다며 음악 소리를 줄여 달라거나 주변 손님에게 조용히 하라고 요구한다. 슈퍼마켓에서 사온 샌드위치를 먹는 것은 물론 쓰레기를 버리기도 한다”고 개탄했다.

영국 켄트의 한 카페 주인은 ‘데일리메일’ 신문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 한 노트북컴퓨터 이용 고객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다른 손님들에게 ‘지금 회사와 줌으로 영상통화를 하니 다들 조용하라’고 소리쳤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이후부터 노트북컴퓨터 이용을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카페들은 처음에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해 콘센트를 확충하는 등 시설 개선에 나섰지만 지금은 거꾸로 확충한 콘센트를 폐기한다. 일부 카페들은 디지털 노마드가 못 오게 하려고 와이파이를 차단한다.

그나마 디지털 노마드에 우호적인 카페들도 피크 타임인 오전 8시 30분~오후 1시 30분 사이에는 노트북컴퓨터를 사용한 업무를 금지시킨다. 이런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카페 안팎에 붙이기도 한다. 어떤 카페에서는 디지털 노마드에게 ‘단골손님이 오거나 단체 손님이 올 경우 자리를 비켜 준다’는 확약을 받고 자리를 이용하게 허락한다.

파리, 베를린, 리스본, 브라이튼의 일부 카페에서는 손님들에게 시간당 요금을 받는다. 카페 주인들은 이런 조치가 바가지가 아니라 영업권 보호라고 주장한다.

커피를 즐기러 가는 다른 손님들도 대부분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부정적이다. ‘카페에 노트북컴퓨터를 켜 놓은 사람이 하루 종일 있는 걸 보면 들어가기 싫다’거나 ‘카페는 친한 사람들끼리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장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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