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 영화 인재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제가 부산에서 열린다. 3일부터 나흘간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되는 ‘2025 FLY 영화제’가 그 자리로, 역대 FLY 졸업생들의 장·단편 영화 28편이 선보인다.
한국과 아세안 국가의 차세대 영화 인재 육성사업인 FLY는 젊은 창작자들이 회원국을 순회하며 영화를 공동 제작하는 워크숍 프로그램이다. 부산영상위원회의 대표적인 국제협력 사업으로, 2012년 첫발을 뗀 후 코로나19 기간 3년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진행하며 309명에 달하는 영화 인재를 배출했다.
‘2025 FLY 영화제’는 FLY 본 사업과 두 차례 진행된 후반작업 워크숍 졸업생들의 출품작 116편 중에서 엄선된 장편 4편과 단편 24편을 선보인다. 3일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개막작 ‘나는 당신의 랍스터’(I wanna be your Lobster…)가 상영된다. 지난 5월 부산과 서울에서 진행된 후반작업 워크숍에 참여한 미얀마 피예 조 피요 감독의 작품이다.
‘나는 당신의 랍스터’는 청춘의 불안과 꿈, 그리고 관계의 의미를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풀어낸 장편 음악 영화로,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다. ‘미얀마 아이유’라 불리는 인기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인 판 영 첼(Pan Yaung Chel)과 인디밴드 드러머 본 본(Bon Bon)이 남녀 주연을 맡았다.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개막식에 참석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 수상작 ‘롬’(Rom·베트남), 2023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넷팩상 수상작 ‘걸신포차’(Hungry Ghost Diner·말레이시아), 2021년 로카르노영화제 국제단편경쟁 부문 초청작 ‘프놈펜 밤의 소리’(Sound of the Night·캄보디아) 등이 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장편영화 제작 환경이 쉽지 않은 미얀마와 브루나이의 장편이 이번 FLY 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아세안 영화를 주도할 차세대 감독들의 재능을 미리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상영과 함께 포럼도 두 차례 열린다. 4일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포럼 ‘FLY 그 이후’에서는 FLY 졸업생들이 패널로 참석해 각자의 작품 세계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가능성을 모색한다. 두 번째 주제인 ‘한-아세안 국제공동제작 모델 탐색’에는 한-베트남 합작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제작자 최윤호 대표가 패널로 참여한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베트남에서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5일 국내 개봉한다.
2025 FLY 영화제는 한-아세안협력기금(AKCF) 후원으로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영상위원회와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가 공동 주관한다. 상영작 관람과 포럼 참석은 무료다. 예매는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와 현장 부스에서 할 수 있다.
